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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 리턴즈, 0원도 아깝다 (영화 후기/리뷰)

가문의 영광 리턴즈 = 코미디도 로코도 못된 작품. 웃음이 안 나옴. 개연성 떨어지는 것은 말해도 다 아실 듯. 정작 중요한 코미디가 없음. 보지 마세요.

가문의 영광 리턴즈 리뷰

가문의 영광 리턴즈 포스터


어쩔 수 없이 봐야하는 사정이 있어서 봤는데 웃음이 한두 번, 한 두 명에게서만 나왔음.
나는 하나도 안 웃어서 도대체 누가, 왜 웃나 궁금했음.
내 돈 안내고 봤는데도 재미없었는데 자기 돈 주고 보는 사람들은 영화가 얼마나 재미없을까.

홍보가 잘못됐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 홍보를 코미디 영화로 하던데 코미디 영화가 아님.
안 웃기다는 것은 둘째치고 스토리가 전형적인 로코임.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여자와 남자가 오해로 시작해서 우여곡절 끝에 사랑으로 완성되는 이야기임. 딱 로코 클리셰임. 그리고 영화 중심 줄기에 여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가 있음.

그렇기에 크레딧에 남주와 여주 둘 이름이 제일 맨 앞에 있는 것 같음 (유라와 무슨 현민 씨)

이 로코, 맛이 상했는데?

로코인데 남주가 전형적인 하남자여서 저런 거 좋아하게 되는 여주가 남미새 같아짐.
그리고 남주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둘이 이어지기 위해서 억지가 많이 들어감. 결국 이야기 개연성은 자꾸 떨어짐.

남주가 이상하다

남주 하남자력 1

<가문의 영광 리턴즈>의 실질적 시작은 여주와 남주가 한 침대에서 일어나는 데서 일어남.

둘이 한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둘 다 기억이 하나도 안남. 여주는 남주가 클럽에서 샴페인을 보냈다고 알고 있어서 일부러 취하게 한 다음에 데리고 온 거 아니냐 따짐. 그러니까 남주는 자기도 기억이 안 나지만 그런 건 아니라면서 여주는 자기 집에 어떻게 들어왔냐고 주거침입죄로 고소한다고 맞받아침.

실제 이런 범죄가 많고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인데 오히려 여주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여자에게 죄목을 갖다 붙이는 데서 남주 뒤에 2030 하남자들이 투명도 70%로 보였음. (화간일 수도 있는데 강간했냐고 물어보는 거 억울해? 그럼 자기도 자기가 문 열어줬을 수도 있는데 왜 주거침입죄라고 함? 그리고 여주는 강간죄로 고소한다고 하지도 않았음. 강간했냐고 물어만 봤지. 그런데 남주는 적반하장으로 주거침입죄로 고소한다고 함. 무지개반사 식으로 죄목 들이대는 것 보다는, 진정하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차분히 알아보자고 하는 것이 더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 아니냐…)

그리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우스꽝스럽게 그리는데서 앞으로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서 성인지 감수성 떨어지는 장면이 계속 나오겠다는 예상이 되었음. 참 별로였음.

남주 하남자력 2

깡패 오빠가 와서 따질 때는 깨갱하더니 바로 여주 불러서 막 화냄.

화날 수 있지ㅇㅇ 근데 깡패 오빠한테는 성질 못 부리더니 깡패 집안의 하나뿐인 딸인 여주한테는 어떻게 성질을 다 부릴 수 있음? 여기서 화내면 수틀리면 그 화가 다시 돌아올 생각을 못 하나? 여자=만만한 존재라는 것이 뇌에 틀에 박혀서 뒷생각도 못하는 단세포 같았음.

지가 갑인 것 같은 상황에는 막 화냈다가 여주가 과격하게 말하고 행동하니까 쫄음… 하남자.

남주 하남자력 3

남주에게는 6년 사귄 여자 친구가 있었음. 이 여성은 뒤에서 약을 하면서 다른 남자도 만나고 다니고 남자들에게서 비싼 명품들 받아가는 여자라는 설정임. (전형적인 납작한 악역 여성). 남주는 여주네 집안한테 실상을 듣고 여자 친구와 헤어짐

그런데 여주와 남주가 데이트하는 곳에서 만취한 채로 돌아다니는 전여자친구를 보고 여주에게는 말도 없이 전여자 친구를 집에 데려다 줌. 방에 들어가서 침대까지 들여다 놔줌. 전여자 친구가 입술 뽀뽀도 하는데 1-2초 있다가 입술 뗌

여주한테 연락 안 함. 갈때도 안 하고 나와서도 안 함. 여주는 영문을 모르고 남주가 전여자 친구 껴안고 데려다주는 장면만 봄.

전화가 없는 시대도 아니고 손에 스마트폰 잘 들고 다니면서 뒀다 뭐 함? 갈 때 못했으면 나중에라도 메시지 줬으면 되잖아.
전 여자 친구와 관련된 일 아니었어도 말없이 사라지는 것만으로 실례임.

근데 나중에 오히려 자기가 억울하다고 오해라고 그럼. 그리고 여주가 따지려니까 키스로 입막음. 그걸로 입 막아지는 여주도 멍청함.

여주도 이상하다

여주 멍청력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하남자와 엮이려면 저 정도의 멍청력은 있어야 되는구나 깨닫게 되는 영화임
여주가 저런 하남자의 뭐에 끌렸는지 이해가 안 됨

바로 위에 말했던 것처럼 여주가 남주의 키스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는 스타일인 것도 멍청해 보이지만 다른 예도 많음.

한 가지 예: 남주가 여자 친구랑 아직 사귈 적에 여친이 욕하면서 따지니까 갑자기 화내면서 불쌍한 남주 자기가 데리고 산다면서 넌 빠지란 식으로 얘기함.

이해 안 됨.
여태까지 둘은 서로 화내기만 했고 어떠한 호감이 쌓일 계기도 없었음. 여주네 집안만 불도저 같이 밀어붙이고 있고 본인도 좀 곤란해했는데 왜 갑자기 자기가 데리고 산대?

혼사 끌고 나가는 엄마 말리지 않는 것도 이해 안 됨. 아무리 엄마가 무서워도 남자가 마음에 안 들면 이런저런 점 때문에 싫다고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무슨 평범한 연애 고민하는 사람처럼 친구에게 조언 구했다가 요즘은 선섹후사가 대세라는 조언을 듣고 ‘그런가..’ 이러고 있음. (그리고 한국에서 선섹후사가 보통 사람들의 감성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음.)

아무리 봐도 멍청력이 보통 높은 게 아님

어이없는 장면이 많다

어이없는 장면이 매우 많지만 제일 어이없던 건 과속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장면들이었음

1. 여주가 남주를 조수석에 태우고 도로에서 차들 사이로 요리조리 과속을 해서 남주가 겁먹는 장면: 겁먹으면서도 불법이란 말은 안 함. 죽을 수도 있다고는 함. 여주는 깡패 집안에서 본인만 정상인인 척하고 다니는 캐릭터인데 여기서 갑자기 과속을 즐기고 있음.

2. 여주가 본가로 내려간다고 톡 하니까 10년간 운전 안 했다던 남주가 주차장에 있던 번쩍거리는 오픈카를 타고 여주 잡으러 가는 장면: 과속으로 여주 따라잡아서 옆 차선에서 차 세우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름ㅋㅋㅋㅋ 빨리 달리는데도 소리가 깨끗하게 들리는 게 신기하네. 그리고 그렇게 남주가 외치니까 여주는 또 서.
남주는 폰으로 연락하는 법을 모르나 봐. 왜 매번 스마트폰 없는 시대에 사는 사람처럼 구는지.

10년간 운전 안했다는 사람이 주차장에 번쩍거리는 오픈카는 놔두고 있는 것도 웃김. (근데 뭐 그럴수는 있지)


이외에도 어이없던 장면.
3. 여주가 거울 보며 고개 까닥하니까 다크서클(누가 봐도 화장 번진 자국…인데 다크서클이라고 영화가 주장함)이 여주 친구에게로 옮겨 감.
여주에게 마법 능력이라도 있나 생각했잖아. “핑” 하는 소리 나는 효과도 있어서 영화 ‘그녀는 요술쟁이’인 줄.
그런데 뒤에 관련 설정 안 풀림. 딱 이 장면에서만 이럼. 뭐 하자는 거임.

여기 예고편 1분 2초~4초에서 마법 쓰면 “핑” 소리나는 것 처럼

Bewitched (2005) Official Trailer 1 – Nicole Kidman Movie – YouTube

키스신에 표정이 썩게 되는 영화

키스신에서 진짜로 표정이 썩었음
왜 갑자기 쟤네들이 서로 좋다고 저러고 있는지 알 수가 없음

1. 깡패 집안이 밀어붙인다고 질색하던 남주가 어디서 표 받았다고 영화 데이트 제안하는 것도 납득 안 됐음

2. 데이트 딱 한번 했는데 그 데이트 막바지에 남주가 전여자 친구 집에 데려다주려고 말도 안 하고 갔다 온 것임. 당연히 여주는 비참해하다가 자리 뜸.

3. 여주가 남주폰으로 전화 걸었더니 전여자 친구가 남주폰으로 전화받음. 그래서 여주는 상심하고 본가로 간다고 톡 보냄.

4. 그랬더니 장롱면허 남주가 오픈카 타고 달려와서 여주 잡음.

5. 여주가 따지니까 남주는 오해라고 억울하다며 여주입을 키스로 막음.
어떤 사정인지 설명하는 것을 키스로 생략한 꼴.

6. 여주는 또 그걸 받아서 키스 이어나감.
(7. 둘의 키스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사실상 끝나고 둘의 첫 침대 장면 뒷 이야기 풀어줌)

이러니 내 표정이 안 썩고 배겨. 설명도 안 듣고 여주는 키스사랑맨처럼 키스하지, 해결된 건 없는데 엔딩냈다고 영화는 끝이 나지.
납득이 하나도 안되는데 염병 첨병 하고 있잖아.

총체적으로 개연성이 똥망

앞서서 여주가 왜 남주에 빠지게 됐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는데 남주도 마찬가지임.
깡패 집안 + 깡패 성질과 폭력성을 가진 여주를 어떻게 좋아하게 된 건지 모르겠음.

얘네 둘만 이상한 건 아니고 다 이상함.
깡패 집안과 상견례하더니 쫄아서 우리 좀 살자고 싫다는 남주보고 그냥 결혼하라는 남주 부모들, 뭐에 꽂혔는지 남주에 꽂혀서 무조건 결혼 고를 외치는 여주 엄마와 여주 집안 등등 다 이상함.

배우들 연기도 별로임

<가문의 영광 리턴즈>이란 대본/영화 한계상 배우 연기가 베스트는 될 수 없다는 건 나도 알고 있음. 그런데 그걸 감안하고도 주연 둘 연기가 딸림.

다른 연기는 무난하다 쳐도 이 영화 장르상 제일 중요한 코믹 연기를 못해서 더 그렇게 보임.

이름 있는 조연들은 우리가 알던 그 모습 그대로임. 김수미는 김수미고 탁재훈은 탁재훈이고 정준하는 정준하임.

그리고 추성훈 씨 연기 진짜 못함.

필패할 기획을 진행한 사람들이 문제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서 제일 문제는 연기자들이 아님.

이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고 투자한 사람들이 문제임. 딱 봐도 망할 내용을 무슨 생각으로 기획하고 만들고 투자했을까? 이해가 안 됨.

다 죽은 IP인 “가문의 영광”을 굳이 창고에서 꺼내와서 먼지를 털어낸 이유를 모르겠음. 그때도 비판받던 IP인데 그걸 왜 지금 가져오는지…

이렇게 말이 안 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만든 영화니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얼마나 말이 안 되겠음?

그리고 리메이크를 만들면 원작보다 리메이크작이 더 나은 면이 있어야 하는데,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그렇지 못함.

<가문의 영광>보다 못난 리메이크, <가문의 영광 리턴즈>

이 리뷰를 쓰면서 원래 영화인 “가문의 영광”의 줄거리를 찾아보고 영상도 봄.

봤더니 완전 복사 붙여넣기임. 세부 설정만 몇 개 다를 뿐이지 줄거리가 똑같음.

그리고 연출도 비슷함.

여주 남주 첫 침대 장면은 완전 똑같음. 그런데 <가문의 영광 리턴즈>은 주연들은 <가문의 영광> 주연들보다 더 연기를 못 함.

여러 면에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가문의 영광>의 열화판임.

  1. 21년 전에 말이 되었던 설정이 현시대에 맞지 않음: 한 번 잤다고 결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콘셉트가 요즘 시대에 무리수라고 생각했는데 21년 전 스토리 그대로라니까 이해가 되었음. 그때는 그럴만했을 것 아냐? 그런데 그 설정을 지금 그대로 가져온 것은 너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음
  2. 주연들이 연기를 더 못함: 앞에서는 <가문의 영광 리턴즈> 대본/영화 한계상 주연 배우들이 연기를 좀 못해도 이해한다고 썼는데 <가문의 영광>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음. 거의 같은 대본에다 선례도 있는데 후임들이 그것보다 못한 연기를 한 거임. 핑계가 없어짐. 그냥 못한 거는 못한 거였다.
  3. 원작을 봐야 이해되는 리메이크: 모든 뒤떨어진 리메이크가 그렇듯이, 리메이크판만 보면 이해가 안 되고 원작을 봐야 이해되는 지점들이 있음. 왜 “가문의 영광”인가-제목의 이유, 한 번 잤다고 결혼해야 한다는 콘셉트 등등.
  4. 원작보다 캐릭터들이 더 못남: 남주 하남자력 더해짐. 여주 더 멍청해짐. 남주 원래 여자 친구도 원작에서는 안 그랬는데 아주 납작한 꽃뱀이 되었음.

차라리 원작을 보는 게 낫겠음. 원작에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 것들이 많긴 하지만 21년 전 작품이라 이해됨. 반면에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그런 변명거리가 없음. 현 시대에 이런 작품을 만들고 내놓아서 더 밉살스러움.

그냥 보지 마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문의 영광 리턴즈>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재미없을 거라고 예상했을 거라 생각함. 그 예상이 맞음. 0원으로 봐도 아까움. 호기심은 고양이에게 양보하세요.